김지평

<The World Spins>
2023, 한지에 안료 채색, 혼합재료, 160x130cm



'산신도(山神圖)'에서 산신은 주로 할아버지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드물게 부부나 여성도 있다고 한다. 작가는 할머니 산신이 그녀의 화신인 호랑이에 올라타 새끼 호랑이를 안고 있는 장면을 그려 야성과 모성, 가족, 넓고 자유로운 신화적 세계에 대한 동경을 표현했다. 이 그림은 원래 작가의 두 할머니와 자신의 노년 모습을 투영해 생의 순환과 불가사의를 그린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할머니'라고 불리는 '위안부' 피해자들과 더불어 우리의 할머니들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담고 있다.



<디바-할머니들 II>
2024, 나무틀에 배접한 천, 한지와 혼합재료, 마이크, 165x120cm, 가변설치



김지평은 족자나 병풍의 세부 명칭이 여성 옷의 세부 명칭으로 되어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그것들로 여성들의 자리를 만들어왔다. 이 전시에서는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이 공개 증언에 나섰을 때 입었던 옷을 떠올리게 하는 병풍을 세우고, 그 앞에 중압감을 일으키는 육중한 마이크 더미를 세워놓았다. 마이크 앞 빈자리는 피해자들 대부분이 돌아가신 현실을 생각하게 하지만, 그 자리에 버티고 선 병풍은 그녀들이 그냥 사라진 것이 아니라 여전히 여성들에게 새로운 세계를 가져다주기 위한 든든한 힘이 되고 있음을 암시한다.

Kim Jipyeong

<The World Spins>
2023, Pigment and mixed media on Hanji, 160x130cm

In the 'Sanshindo(山神圖)', the mountain gods are usually depicted as grandfathers, but there are also couples or women in rare cases. The artist expressed her longing for the wild, motherly, family, and the wide and free mythical world by drawing a scene where the grandmother mountain god is riding a tiger, which is her incarnation, and holding a tiger cub. This painting originally projected the artist’s two grandmothers and herself in their old age, depicting the cycle of life and the mysterious. For this exhibition, the painting contains respect and gratitude for the 'comfort women' victims, who are called 'grandmothers', as well as our own grandmothers.



<Diva-grandmothers II>
2024, Three panel screen: Mulberry paper attached silk on wood panel, microphones, and mixed media, 165x120cm, dimensions variable

Kim Jipyeong has created places for women in her work by noting that the details of the scrolls and folding screens are the details of women’s clothing. In this exhibition, Kim has erected a folding screen that recalls the clothing worn by Japanese 'comfort women' when they testified in public, and placed a stack of heavy microphones in front of it, creating a sense of oppression. The empty space in front of the microphones is a reminder that most of the victims have since died, but the folding screen that stands in their place suggests that they have not just disappeared, but are still there to help bring a new world to women.